얼마 전 연구실에 Lenovo Workstation P920이 두 대 왔다 (이하 ThinkStation). 내 1년치 몸값보다 비싼 이 녀석들은 Intel Xeon Gold 6230(부스트클럭 3.9GHz, 27.5MB Cache)가 2개나 들어있다. 64GB 램도 2개 들어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는 Quadro P400이라는 귀여운 녀석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 녀석 대신 지금까지 리뷰한 RTX 3070, 3080 or 3090을 장착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보면 되겠다. 일단 이 P920 케이스는 이렇게 생겼다.
무게가 27kg이고, 길이가 1m가 넘는다. 택배박스가 나 두명 들어갈 사이즈였다. 전면에는 USB포트 4개와 전원 버튼, 무슨 SD카드같은 걸 넣는 슬롯이 있다. 후면에는 P400의 mini-DP포트 3개랑 옛날 컴퓨터에서 봤던 보라/초록 키보드/마우스 포트랑 USB 3.0 4개, 2.0 2개, 랜포트 3개, 오디오/마이크 포트랑 지금 가려져서 안보이지만 C-type 포트도 3개 있다. 일단 뜯자.
여는 방식이 아파트 소화전이나 배관함 여는 느낌이 난다. 묵직하고 설레는 이 느낌 솔직히 좋다. 위 짤에서 잠깐 보였다시피, 플라스틱 커버로 많은 것이 가려져 있다. 그래서 처음에 이게 열리는건지, 이 안엔 뭐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이것저것 막 만져봤다. 힘을 좀 주기도 했는데 역시 비싼 제품이라 튼튼한 것 같다. 이제 메인보드를 보자.
듀얼 CPU 제품이라 CPU 2개에 각각 쿨러가 붙어있고, 램슬롯 4개 x4군데에 PCIE x16 은 무려 5군데나 있다. Quadro제품군이면 다 쓸 수도 있지만 일단 있는건 RTX 3000번대니까 위 아래 하나씩 해서 2개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했다는 뜻은 생각대로 안 됐다는 뜻이다. 일단 Quadro p400을 제거하자.
귀엽고 깔끔하게 제거했다. 짤에서 조금 버벅인 이유는 카메라 화면을 보면서 내 팔을 조종하니까 약간 오차가 있어서 그렇다. 이제 가장 큰 RTX 3080부터 시도해 보자!
시도는 좋았다. 일단 RTX3080이 진짜 크기가 딱 맞는데, 오른쪽에 있는게 HDD트레이 이다. 저게 부팅디스크인 모양인데, RTX3080에 전원공급한답시고 보이는 8핀 케이블을 다 끌어다 썼더니 부팅이 안되기도 했다. 아니 난 당연히 SSD가 있을 줄 알았지... 내부가 널찍하지도 않고 RTX3080은 더럽게 크고 두꺼워서 손가락이 고생을 좀 했다. 근데 뭔가 문제가 있었다.
- Quadro p400을 위에, RTX3080을 아래 장착하고 부팅시 P400에 연결해야 화면이 나오고 RTX3080은 Device manager에는 안 잡힌다. 컴퓨터 조립을 한번도 안해본(ㅎㅎ;) 어떤 멍청한 대학원생이 케이블 연결을 잘못했거나 NVIDI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던지 했어야 했나...?
- 그런데 그거 말고도 일단 윗칸에 RTX 3070 (msi, ZOTAC 둘 다)가 안들어간다. 아니 적어도 두 대는 껴야 하는데...
이때 문득 든 엄청난 생각 - 연구실 구석탱이에 있던 GTX2080TI Blower style이 생각났다. 얘는 좀 얇고 짧아서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생각했다는 말은...
간지나게 생긴 GTX2080TI가 오른 쪽 사진처럼 위쪽 공간에 쏙 들어갔다. 하지만 대박 반전이 숨어있다. 바로...
거지같은... 안그래도 완전히 조립해서 온거고 Quadro Series 장착을 가정했는지 나와있는 여분 8+8 케이블이 딸랑 한개 있는데, 진짜 길이가 딱 맞아 버려서 저 사이로 케이블이 못 들어간다. 저거 제거하면 안 되는건지 모르겠긴 한데, 괜히 건드리다가 보드 나가면 상상하지 말자. 아무튼 그래서 blower도 위는 안된다. 그럼 아래밖에 없는데...?
일단 지난 리뷰에서도 그렇고 지지대를 준 시리즈는 하나도 없었다. 일단 내 드라이버 키트로 그래픽카드 지지 의사를 표명해 놓았다. 전원 케이블은 사정이 좀 복잡한데, 사용 가능한 8핀이 하나밖에 없어서 일단 그거랑, 옆에 부팅 HDD로 가는 거 (정확히는 잘 모름)을 꺼내서 어떻게 어떻게 연결해 보았다. 근데 오른쪽같은 결과를 얻은 거 보니 잘 안된 것 같다. 그냥 교수님한테 NVIDIA Quadro 시리즈 왕창 사달라고 해야할 듯. 아 아니면 연구실의 노는 PC에서 파워만 꺼내오는 데비 존스 메타가 있다. 그건 나중에 시도해 보고 포스팅 하겠다. 아직 1차전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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