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먹을 것이 아닌 포스팅이다. 그래서일까, 더 정상은 아니다. 어디서 본 블로거는~이라고 칭하는 어투를 봤는데, 재밌게 읽었지만 딱히 모방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나를 지칭하기로 했다. 아무튼, 얼마 전 (4월 30일)에 본인의 생일이었다. 원래 집에서도 생일 선물을 받지 않았던지라 (대신 용돈 받아서 PC방 갔음), 생일 때 쏟아지는 (2~3개 정도의) 선물들은 매우 다채롭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독특한 취향을 잘 아는 전 룸메이트이자 같은 처지인 대학원생 구구국 (구구국의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이 신박한 선물을 해왔다.
역시 한옥카페에 대한 열망이 있는 친구답게 이런 걸 찾아왔다. 근데 포장지에 있는 문양은 어디 유럽 문양 같기도 하고... 부르봉이니 합스부르크니 하는 되도 않는 발상이 머리에 떠오른다. 일단 두루마리 휴지를 두 개 단위로 사는 것은 굉장한 사치이기 때문에,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high 해졌다 (약을 한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 휴지에는,
이런 주옥같은 글귀들이 프린팅 되어 있다. 상상해보라. 휴지에서조차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오리엔탈리즘이라기에는 모자라다. 어딘가 좀 모자란 집단지성인 위키백과에 따르면,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의 작가,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동양 문화의 여러 측면을 묘사하거나 모방하는 것을 이른다. 위의 것은 아무래도 서양에 기원을 둔 누군가가 제작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된 것 아닐까? 사실 한자만 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걸 보고 살짝 정신이 나갈 뻔 했다. 이거 말고도 테니스, 볼 등의 다양한 영단어가 있었다. 나중에 텝스 공부는 이걸로 해야겠다. 하여튼 덕분에 오랜만에 상상을 좀 해보았다. 구구국이 운영하는, 마당에는 작은 못이 있고 키가 낮고 구부러진 소나무와 기타 조경수들이 둘러져 있다. 한옥으로 지어진 카페는 적절히 시간이 지나 세월이 느껴지는 것이 좋겠다. 한 곳에는 구구국이 제일 많이 키우는 수구구국들이 있고, 기타 구구국이 키우고 싶은 것들은 다 있을 것이다. 여기 들어가서, 즐거운 티 타임을 가진 후 떠나기 전 화장실에 들러서 이런 휴지를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도 인테리어에 신경을 굉장히 썼구나 혹은 컨셉충인가? 정도의 생각이 들것이다. 나는 항상 응원하고 있다. 박사 출신 한옥카페 사장이 내어주는 전통차 한잔을 나만 기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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